학부 공지

후배 기능인들을 기르고 싶어졌어요(위클리 공감 기사 발췌)

by 김형신 posted Mar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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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구에 위치한 인하대의 제6호관 건물. 스키니진에 컬러풀한 배낭을 멘 남녀 대학생들 사이로 콤비 재킷에 정장바지를 입은 남기욱(48) 씨가 나타났다. 손에 든 네모난 서류가방까지, 딱 보면 ‘교수님’이지만 실은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 2학년인 대학생이다. 배합사료용 플랜트설비 전문 중소기업인 ‘신진산업’ 대표이기도 하다.

융합기술경영학부는 인하대가 지난해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 과정으로 신설한 학과다. 그의 동기는 모두 18명.

“다들 낮에 직장에서 일하고 오후 6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 수업을 하는데 조는 사람이 없어요. 정말 열심이에요.”

사실 남 대표는 굳이 대학 교육이 필요 없는 사람이다. 그가 내민 명함에 적힌 대로 그는 고용노동부의 우수 숙련기술자,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등으로 공인받은 기능인이자 실습교사다.

경남 의령군에서 넉넉지 못한 집안의 막내로 태어난 남 대표는 진주기계공고 배관용접과에 진학해 고교 3학년 때 전국기능경기대회 도 대표로 선발될 만큼 기능인으로서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 고교 졸업 후 삼성중공업, 군기술병 근무를 거쳐 배합사료제조 플랜트를 시공하는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999년 자신의 회사를 창업, 15년째 경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굳이 어려운 학부 과정을 선택한 것은 배움에 대한 갈망과 함께 자신의 배움을 후학 기능인들과 나누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고교 시절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학업에 대한 미련이 항상 있었습니다. 1998년 인천기능대학의 1년 야간과정을 마치고 용접 기능장 자격을 취득하면서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도 부여받은 것이 지금 대학 진학까지 오게 만든 것 같아요.”

창업 이후 회사를 꾸리느라 바쁜 와중에도 남 대표는 2011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우수 숙련기술자 선발에서 배관 기능장자격증을 취득하고, 2012년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로 위촉되면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실시하는 현장실습, 강의 등의 활동으로 더욱 분주하게 됐다.

그러던 중 서울의 한 폴리텍대학으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았는데, 강사의 기본 요건 중 하나가 학위였다. 마침 우수 숙련기술자로 선발되어 3년 이내 대학 진학 시 입학금을 지원해 주는 부상이 따르는 상황이었다. 남 대표는 더 이상 대학 진학을 망설이지 않고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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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동기들과 나누는 열정적 배움의 시간

남 대표는 동기들 가운데 최고령일 뿐 아니라 올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한 선취업·후진학제도의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자 가운데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다.

그는 지난해 대학생활에다 회사 경영, 도화기계공고와 인천해양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산업현장교수 활동으로 일주일 내내 정신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일요일까지도 일주일간 회사의 업무를 챙기고 다음주 학생들을 지도할 교수안을 작성하며 온종일 회사에서 보냈다. 아들은 ‘과외공부’로 아버지의 모자란 기초과목 공부를 도와주는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자신이 가르치는 영역을 대학의 기능인들로 확장하기 위해 시작한 대학생활이지만, 그 이상의 경험을 쌓고 보람과 즐거움을 누렸다.

“동기들마다 학교를 다니는 목적과 의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제 아들뻘 어린 동기들도 있죠. 직장을 다니면서 멀리 지방에서 몇 시간씩 달려오는 동기들을 보면서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정에 감명을 받곤 합니다.” 동기들과 함께 서해의 섬에서 했던 무박2일의 MT, 미국 실리콘밸리 등을 둘러봤던 방학 중 해외연수도 대학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멋진 경험들이었다. 그는 대학 진학을 계기로 자신이 지도하는 고교생들의 진로, 선취업 후진학제도 등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선취업 후진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군 복무제도 개선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고교생들의 진로 결정권을 갖는 학부모에 대한 홍보가 절실해요. 아이들에게만 말해 봐야 소용이 없어요.”

그는 대학 진학을 위해 경쟁적으로 공부하고, 정작 대학에 들어가면 졸업하기도 전에 취업 걱정을 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는 기능인력 새싹들이 자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지금 세계 1위의 선박건조 국가지만, 선박건조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용접을 가르치는 학교가 사라지고 있어요. 그런 사회분위기 속에서 고교 졸업 후 먼저 취업하고 이제야 대학공부를 하는 젊은 동기 학우들이 대견스러워요.”

자신이 걸어온 기능인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기 위해 늦은 나이에 대학공부를 시작한 남기욱 대표, 당신의 배움에 대한 갈망, 교육자로서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글·박경아 기자 2014.03.17


http://korea.kr/gonggam/newsView.do?newsId=01IHsRwbUDGJM000&sectId=gg_sec_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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